<첫번째 캠핑>빗소리와 기타소리에 잠못들다..(2009.7.10~7.12)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과 추억도 쌓을겸 야영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텐트만 가지고 야영할 수는 없지 않나...
최소한 코펠도 있어야 하고... 랜턴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텐트만 집에 가져다 놓고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날이 따뜻해져 캠핑을 가기로 마음먹고 필요한 캠핑용품 몇가지를 인터넷에서 구매하게 되었다.
코펠, 랜턴, 숯불구이용그릴, 여름에 갈거니까 파라솔, 어디서보니까 요즘은 테이블과 의자도 가지고 가던데...
그래서 의자하고 테이블까지.........
그런데 텐트는 어떻게 치는 거지? 텐트에서 잠을 자본지가 20년은 넘은 것 같은데..
그래서 형님한테 받은 텐트도 쳐볼겸, 새로산 그릴로 고기도 한번 구워볼겸 하여
잔디밭이 넓은 안지기회사 사무실 잔디밭으로 나갔다.
토요일 오후 네시쯤 되었을까? 텐트를 치고 난후
플라이를 쳐야하는데 아무리 플라이하고 폴대를 구멍이라는 구멍에는 다 넣어서 모양을 내보려고 해도 칠수가 없었다.
그릴도 시험해 봐야하고, 곧 있으면 날도 어두워 질텐데...
요즘텐트는 자동으로 펴고 플라이 치는 것도 어렵지 않더만, 뭔 텐트가 이렇게 치기어렵나...
상표와 구입날짜를 봤다. 상표는 “Quest”(이런상표의 텐트가 아직 있을까?),
구입날짜는 1994년 *월 *일...이거 방수나 되는지 모르겠네...위험하지만 캠핑가서 다시 시도해 보지 뭐...
6월27일 1박2일로 예비캠핑을 가지로 했다.
그런데 장비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장소도 물색해보고 침낭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캠핑동호회 사이트들을 알게 되었고, 조금더 고급정보를 알고 싶어 회원가입도 했다.
6월 27일 캠핑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유는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이었는데,
실은 여름휴가때 캠핑할 것을 대비하여 시험삼아 “야영”을 해보자고 했던 것이 오토캠핑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많은 장비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최소한 타프는 있어야 할 것 같아 타프를 구입하기로 했다.
야영하고 오토캠핑의 가장큰 차이는 “테이블과 의자유무”라고 하더만 여름철 타프도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아닌가....
그러나 타프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거의 10일정도 생각한 것 같다.
사무실에서 틈만 나면 타프에 대한 사용후기 읽고, 제품들 기능 비교해 보고,
주머니사정도 고려해 보고, 향후 텐트도 사야 되는데 그것과 조합도 생각해 보고 등등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다 보니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일단 가격 착하고, 기능이 좋은 것으로 구입하자고 생각을 단순화 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스타*스 렉타타프다.(물론 여기서 말하는 “가격착하고, 기능 좋은 것”은 순전히 주관적인 것임)
그리고 비가 오더라도 7월10일날 2박3일 일정으로 오토캠핑의 1번지라는 방화동으로 첫 번째 캠핑을 가기로 했다.
7월10일 방화동가족휴양촌에 오후 4시30분경 도착했을 때
예상과는 달리 빈자리가 더 많았다.
입구쪽화장실과 건너편화장실 중간지점에 자리를 잡고 타프를 치기 시작하여 텐트까지 치는데 2시간30분정도 걸렸다.
타프치는 법, 줄매는 법, 스토퍼 연결하는 법 등은 인터넷에서 여러번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스트링의 길이를 어느정도 해서 잘라야 하는지 몰라 타프를 눕혀놓고 거리 재보고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전에 애를 먹었던 텐트 플라이도 그날은 여러번 시도 끝에 모양을 만들었다.
타프와 텐트를 치고 테이블을 펴고 그리고 의자를 펴려고 하는 순간 의자가 없었다.
차안을 다시 뒤져 보았지만 의자는 없었다.ㅠㅠ 의자를 빼 놓고 오다니....
우리는 오토캠핑장에 와서 타프밑에 돗자리를 깔고 밥을 먹었다.
남들이 지나갈 때 한번씩 쳐다 보는것 같다. 커다란 타프밑에 횡하니 돗자리만 깔고 밥 먹고 있으니....
그러나 그것도 그 나름으로 재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아직 의자에 앉아 ‘안락한 오토캠핑’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ㅎㅎ
7월11일 아이들과 근처 산책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정말 아이들과 이렇게 놀아본 것이 언제인가 생각했다.
새삼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이런 아이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후가 되어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 지더니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이니까 1박2일만 하자던 안지기 말을 들을걸 잘못했나...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할 건 다해보고 가야지....
일단 물길을 낸 다음 화로대에 불도 지펴보고, 감자와 고무마도 구워 본다....
그러나 어둠이 깔리고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텐트의 방수능력이 걱정이 되었다.
텐트안에 들어가서 점검해 보니 텐트옆 바닥쪽에서 물이 스며들고, 천정 곳곳에서도 물이 스며들었다
(15년이 지난 텐트가 오죽하겠는가....얼른 텐트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머리를 스친다).
그러나 다행이도 잠자리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물이 스며드는 곳엔 비닐로 방어막을 치고 일찍 잠을 청했다.
그런데 그 순간 앞집 캠퍼가 친구들을 불러 본격적인 캠프파이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비소리에 정신은 점점 맑아 오는데 거기다 기타에 맞쳐 노래를 불러 대니 잠이 올 리가 있나....
맥주를 한잔 마시고 다시 잠을 청해 보지만 노랫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 11시까지만 참자 설마 그때까지 시끄럽게 하겠어...
그러나 그것은 너무 착한 생각이었나 보다.
12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거의 4시간동안 줄기차게 기타치고 노래를 불러대는데
나참....
다음날 아침 비가 멈춰있었다.
그러나 하늘은 금방이라도 또 비를 퍼부을 듯 시커먼 먹구름이 내려와 있다.
날씨가 개면 장비를 말린후 철수 할려고 했는데 않되겠다 싶어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장비를 챙겼다.
짐을 챙기는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다른 장비는 집안에서 대충 씻어 베란다에서 말렸고,
타프와 텐트는 이번주에 비가 오지 않으면 밖에 나가 말릴예정이었는데
또 비가오니 베란다에서 어떻게 말려봐야 되겠다.
첫 번째 캠핑, 부족한 것도 많았고, 그래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장비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캠핑을 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